1.

머어어어어어엉......

오늘 하루.

머릿속에 한꺼번에 너무 많은 걸 구겨넣어서 정신이 하나도 없다.

보고 듣는 모든 게 하나도 뇌에 새겨지지 않고 그냥 흘러 떨어진다.

자꾸만 변하는 환경에 적응하느라

아직 충전도 되지 않은 적응력&사교능력을 계속 풀 출력하고 있다.

그래...아마도 난 스트레스를 만땅으로 받고 있는 중인게다




좀 좀 쉬고싶어!!




하지만 지금 쉬면 앞으로도 힘들 때엔 어리광을 부리고 말 것 같다.

아직 극한은 아니다, 라고 생각하며(사실 극한이 어느 정도인지도 모른 채)

두 다리 후들후들 떨고 있는 상태.

어떻게 보면 안쓰럽고 어떻게 보면 볼썽사납다.



2.

이렇게 들으면 웃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말야,

지금의 내 나이쯤 되면

적어도 조금은 어른스럽고 감정적인 실수 따윈 안하고

모든 것에 지금보다야 현명해질 줄 알았어(....)

열다섯살 때보다야 낫겠지 하고 맘을 너무 놨어.



지금의 난 오히려 그때보다 어리석다.

적어도 그땐 솔직하기라도 했고

자신의 나약함에 대해 엄격할 수 있었는데

잔꾀만 늘었어. 퉷.



꿈을 이루는 길은 한 길만 있는게 아니라고 말해줬던 이

대체 지금은 어디 가 있나요?

아무리 불러도 안 보이는데? 대답도 없어...



원하는 걸 관철하기 위해 난 오늘도 조금씩 영악해지려고 애쓴다.

그래봐야 결국 프로 구미호가 될 순 없잖겠어

그래도 바둥거린다.



3.

날 즐겁게 하고 슬프게 하고 기쁘게 하는 많은 일상

하루종일 이 눈에 비치는 모든 것과 이 귀에 들리는 모든 것

이 손으로 만지는 모든 것을

나에게 던져지기도 하고 스쳐 지나가기도 하고

이 손으로 붙들기도 하는 그 많은 아름다운 것들.



그 사람의 옆모습,

딸들의 귀여운 목소리

재미있는 영화

짜릿한 스킨쉽

사소한 오해로 인한 가슴 아픔

괴상한 맛 취향

아침의 아늑함

웃음이 그치질 않는 짧은 말장난





어느 한순간 '앗, 이걸 그 사람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다'라고 생각되는 사람




내가 받아들이는 모든 것과 그에 따라오는 감정을
똑같이 느끼도록 전해주고 싶다고 생각되는 사람들.



내 마음에 들여놓은 사람들.










내가 보는 걸 똑같이 보여주고 싶다
내 감정을 공유하고 싶다
나와 똑같이 느껴준다면 좋겠다
내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싶다







하지만 그건 불가능하지.




잘 아는 사실이지만

간혹,

쓸쓸하다.




인정하고 싶지 않아;ㅁ;!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