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울지 않는다]와 [돌이킬 수 없는]을 한꺼번에 감상한 어제, 둘 다 참 좋은 영화들이었고 둘 다 너무 괴롭게 봤다.


둘 다 순수한(?) 내 친구들에게 권해주기엔 상당히 강도가 강한 영화고, 특히 [돌이킬 수 없는]을 보면 말 그대로 '돌이킬 수 없는' 강한 충격을 받게 되니 엔간하면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라는 영화는 실제 존재했던 티나 브랜든이라는 성적 소수자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이야기임을 다들 알고 있겠지만.. 그가 영화 속에서 아무리 행복한 사랑을 해도 그 인생의 끝은 처참한 죽음이다. 그걸 알면서 브랜든과 라나의 모습을 보기란 어려웠다..ㅠㅠ 실제 라나는 영화 속 자신의 캐릭터에 불만을 표시했다는데, 아마 영화 속에서만큼 브랜든을 사랑한 건 아니었나 보다. 우씨 존 나쁜놈.. 그러나 감독은 일방적인 가해자인 존에게도 따스한 시선을 보내는 걸 잊지 않았으니, 그를 미워할 수도 없다.


게다가 영화는 그 흔한 함정인 [브랜든은 몸은 여자지만 마음은 남자였으니, 그와 라나의 사랑 역시 축복받아야 한다]라는 이데올로기를 걸지 않았다. 그래서야 이 영화는 세상이 정해놓은 [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를]이란 레일을 그대로 따라갈 뿐이다. (난 개인적으로 사랑에 어떤 자격조건이 결부되는게 몹시 즐이기 때문에, 그게 어떤 형태든 간에 둘이서 행복하다면 참견 좀 하지 말고 내버려뒀으면 좋겠다)


친구였던 두 사람에게 강간당한 후, 브랜든 자신도 자신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혼란을 겪는다. 그가 여자임을 알고도 여전히 그를 감싸안고 사랑해 주는 라나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을 다시 찾는 것.


힐러리 스웽크는 상당힌 미인인데다 몸매도 끝내주니, 역시 노멀 남자들 사이에 있으면 조금은 눈에 띄는 중성적인 외모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여자들 사이에 있으면 한번쯤은 시선이 갈 만한 미소년. 클로에 셰비니 역시 이 영화를 소화하기 위해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 둘 다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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