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집에 갔을 때 막냉이는 부모님 몰래 도둑고양이를 키우고 있었다. 길을 잘 들여 나중에는 막냉이가 멸치를 챙겨들고 현관으로 가면 신문 넣는 구멍으로 쏙~들어오고 빠져나가곤 했다.
녀석은 어릴 때부터 고양이를 몹시도 좋아했다. 길 가다가도 고양이를 보면 구경하느라 한참을 멈춰 서 있었을 정도. 그러나 길 고양이의 대부분은 녀석을 보기만 하면 도망갔다. 또래 남자애들에게 곤욕을 치룬 기억 때문이리라. 막냉은 이렇게 사랑의 보답을 받지 못하고 상처를 입었다.
더구나 부모님은 녀석의 로망에 반대하다 못해 적대적-_-이셨다. 내가 여전히 집에서 살고 있었다면 녀석의 싸움에 보탬이 되어줄 수 있었으련만, 막냉은 외로운 싸움을 계속했다. 아무리 혼이 나도 계속 고양이에게 먹을 것을 주었고 추운 날에는 자기 이불 속에서 재웠다. (씻기지도 않고ㆀ 그러니까 혼이 나는 거잖아)
그런데 오늘 연락을 해 보니, 드디어 부모님께서도 허락을 하신 모양이다.(내지는 한 발 물러섬)
고양이는 아직 부모님을 경계하는데, 친해지기 위한 어필도 먼저 하시는 것 같고..
이리하여 우리도 드디어 애완동물, 그것도 늘 꿈꿔오던 검은 고양이가 생겼다.
쿠로를 잘 부탁해 막냉. (막냉은 요즘 야옹이라고 바꿔 부르기 시작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