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Working For Vacation
2 Spoon
3 Flowers
4 Lint Of Love
5 Moonchild
6 Sci-Fi Wasabi
7 Clouds
8 Speechless
9 King Of Silence
10 Blue Train
11 Sunday Part I
12 Sunday Part II
13 Stone
14 Mort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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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년도 : 1994
-해당장르 : Alternative Pop/Rock , Indie Rock , Japanese Pop / Rock
이탈리아 밴드의 이름에서 따온 Cibo Matto는 뉴욕에서 힙합 리듬과 펑키 샘플링등에 바탕을 두고 있는 듀오이다. 보컬 미호 하토리와 키보드와 샘플링을 맡은 유카 혼다로 구성되어있었다. 96년 첫 앨범 Viva! La Woman를 발표했고 99년 투어 게스트로 활동하던 베이시스트 Sean Lennon ,퍼쿠션 Duma Love, 드러머 Timo Ellis 등이 풀타임 멤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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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먼저 소개하는 건 첫째 앨범 [Viva! La woman]이 되었을 텐데 현재 홈 투데이 이미지가 [Stereo Type A]이고, 그래서 이 앨범부터 소개하게 되었다는 쪼까 엉뚱한 사연이다.
Cibo Matto를 정의하자면-내가 음악을 많이 들어보진 못했지만-옆나라 일본에도 미국에도, 우리 나라에도 이들같은 음악을 하는 이들이 드문 것 같다. (고백하건대 나는 재패니스 밴드들을 잘 모른다!) 그만큼 독특하면서도 마치 가벼운 모래알처럼 쉽게 뇌 주름에 남아주려 하지 않는 음악을 운용한다. 내가 뮤지션이 된다면 아마 판에 박힌 감정적 가락에 치우쳤을 테고, 그들과 같은 음악을 만들기는 정말 힘들 것 같다.
[Know your chicken]의 뮤직비디오를 처음 봤을 때 어찌나 골때리던지..그들의 음악에 대한 처음 감상은 그랬다. '골때린다'는 것. 음악도 별 게 없는 것 같은데 비주얼은 더욱 황당하다. 그러나 이상하다, 황당하다, 붕 뜬다 투덜대면서도 계속 들었고 어느덧 듣지 않으면 아쉬워진다는 걸 깨닫고 말았다.
또한 그들은 내가 [Crime]이라는 스토리를 짤 때 가장 자주 듣는 뮤지션이다. (Crime의 주인공 프로필컷은 Mushroom폴더에 있음..) 주인공인 율려의 테마가 1집 수록곡인 [Know your chicken]이고, 이 앨범에서도 그들의 감각을 빌려쓰고 있다. 왜 선택했냐고 물으시면..설명하기가 힘들다. (아..난 정말 말주변이 없군)
다만 [Crime]의 캐릭터들 대부분이 자기중심적이고 공상적이며 늘 진지하면서도 심각성이 없는 사고의 소유자들이다. 첫인상만으로는 호감을 갖기 힘들지만 마음 따뜻한 사람이라면 안아주고 싶어질 그런 캐릭터들로 그리는 게 희망사항이다. 그들에게 Cibo matto가 가장 잘 맞다고 생각한 건 그들의 음악에서 내가 받는 인상도 같아서인지 모른다.
아름답고 테크닉 훌륭한 그림을 추구하는 것이 질리면 내 욕망에 솔직한 그림을 그리곤 한다. 웨딩드레스 위에 박스티셔츠를 입고 운동화를 신은 신부, 입에서 나뭇가지가 돋아난 인어, 머리 벗겨지고 수염 돋은 발레리나, 난 그런 걸 그리는 게 너무나 즐겁다. 그들의 음악을 듣는 것도 같은 즐거움을 준다.
내가 들어본 그녀들의 앨범은 현재까지 [Viva! La woman], [Stereo type A] 두 개다. 이 중에 추천할 앨범을 고르라는 건 愚問이고..(고작해야 둘이다!) 다만 요즘 업데이트된 싱글 [Super Relax]는 내가 좋아하는 곡들만 쪼르륵 들어있어 참 좋더라. 처음 듣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그런데(대부분 그렇다고는 하지만)Cibo matto는 소개해준 사람에게 그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 정말 좋다는 사람도 있고, 진짜 아니라는 사람도 있고..쩝.
그들의 음악에 말문을 트지 못하는 내가 1집과 2집을 비교하기까지 하는 건 더더욱 힘들다. 그래서 가비얍게 추천트랙 고르는 단락으로 넘어가고자 한다. -아니 전혀 가볍지 않다! 대체 이 트랙들 중에 어떻게 '고르라'는 거야..
1번 [Working for vacation]을 듣고서는 '와 이거 너무 좋다!'하며 금세 귀에 익혀 따라 불렀다. 음악취향이 나와 비슷한 사람이라면 쉽사리 그들의 음악에 마음을 열며 귀를 적실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어지는 2번 [Spoon]은 Crime의 Intro로 생각하며 듣는 곡인데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앨범 최고의 추천트랙이다.
4번 [Lint of love]는 아주 노골적으로 발랄하므로 듣는 사람의 마음의 준비도 필수라고 생각한다(키킥). 5번 [Moonchild]는 딴건 다 제쳐놓고라도, 후렴구가 일품이다. 괜찮은 곡인데 이상하게도 기억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는 법이 없는 햄스터같은 그들의 음악에, 그나마 얌전한 것이라 정의해 두겠다. 그래서 어떤 용도를 부여하는 데엔 최적의 트랙이 아닐까 싶다.
6번 [Sci-pi Wasabi]는 율려의 BGM 간택(?)을 놓고 [Know your chicken]과 마지막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곡이다. 내가 Cibo matto의 매력으로 꼽는 치밀한 불협화음이 잘 살아 있는 멋진 곡-하지만 듣기에 쉽지는 않기 때문에 결국 [Know your chicken]이 승리.(지금 생각하니 조금 아쉽군)
7번 [Cloud]부터는 노래의 색이 조금씩 변하는데, 앞서의 곡 페이스에 익숙해지지 못했다면 여기서부터는 아예 STOP을 누르시는 게 옳다. 점점 더 '파고들어가기' 때문에. 10번 [Blue Train]같은 곡이 그렇다. 자 더욱 파고든다. 멀미나시는 분은 내리시고, 견딜 수 있는 분만 내려갑시다-저 아래로..
한판 벌이고 마무리할 때쯤, 마지막 트랙 [Mortming]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난 [Stone]에 빠져있다가 이 곡 전주를 처음 듣고는 피식피식 웃음이 터져나왔다.(나만 그렇겠지ㆀ) Instrumental(연주곡)이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래서 기뻤다.
P.S
13번 [stone]은 미호가 유카에게 쓴 일종의 편지라고 한다.
She's got a living stone and rain in her hand
She doesn't have an umbrella to cover herself
She's got a living stone and pain in her mind
All I can do is sing for her and myself
I wish I can take it away to three thousand
light years away
Don't be afraid, I'll be next to you
그걸 알고나니 친구들에게 한 번쯤 불러줘보고 싶어진다. 내가 여성 듀오의 이야기를 그린다면 정말 요긴하게 써먹었을 노래인데, 아쉽네..
이렇게 열심히 수다를 떨어놨으니 들을 수 있는 곳을 알려드려야 예의인데, 안타깝게도 벅스와 뮤크박스에선 가처분되어 있다. (물론 들을 수 있는 꼼수야 있지만) 현재 내가 가는 스트리밍 사이트 중에선 maxMp3만이 유일하게 이 앨범을 서비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