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주리 2권에서의 한 장면.


앞뒤 뚝 잘라놓고 보면 뭐 저런 네가지없는 년이...싶겠지만, 남친(세현) 때문에 소홀해진 언니 주희를 원망하는 나름대로의 표현. 이 장면의 맥락은 주희와 주리의 뚜렷해지는 갈등과, 승식이 주희에게 반하게 되는 사건이다. 근데 오늘 웬지 버닝해서 다시 읽어보다가 주리의 분노에 불을 당긴 진짜 이유를 알게 되었으니..







...주희가 사온 건 글쎄 바비큐 치킨이었다


바비큐 치킨이 뭐? 할 사람도 있을 거라 생각해 설명하자면 주리는 무용과 학생이다. 살찔까봐 식단도 참치나 야채 정도로 제한되어 있으며, 각종 설탕음식이나 케이크도 마음대로 먹지 못한다. 본인이 언급하듯이 쉽게 살찌는 체질이기 때문. (그러나 가만히 보고 있으면 살쪄~살쪄~하면서 살찌는 것만 골라 다 먹어버리는 모습) 언니님의 애정을 받지 못해 침울해 있던 차에 살찌는 음식의 대명사인(근데 먹고는 싶은)바비큐치킨을 보고 기분이 어땠을까?? 단순한 꿍얼거림 정도였던 마음에 불을 당길 만도 한 짓이다.


주희 역시 이것을 잘 알고 있고, 늘 동생을 위한 칼로리 계산 도시락을 새벽마다 준비해 준다. (어째서 다 큰 중 3짜리 동생의 식사를-더 급하다면 급한 처지인 고 2-언니가 챙겨주는지는 밀어두고) 주리와 싸운 뒤 혼자서 '닭가슴살 샐러드를 해줄까? 그건 칼로리가 낮지?'하며 언니의 위용을 발휘한다.


동생 도시락 칼로리까지 신경쓸 정도인 주희가 어째서 바비큐 치킨을 사왔을까?
의외로 꼭 필요한 면에서 둔할 때가 있는 그녀이고 바빴다지만 모르고 그랬다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처음엔 잘 모르고 넘어갔던 이 장면을 다시 보면서 '혹시 주희는 고도의 동생까...?' 라는 마음이 들어버린 걸 어찌하나. (반면 세현은 천고의 센스로 주리에게 케이크를 사주는 부창부수를 이룩하니..그렇지 세현, 싸움이란 공격만 있는 게 아니거든)


모범답안이라면 아마 늘 손수 만들어주던 식사가 가게에서 사온, 그것도 살찌는 치킨이라는 것으로-동생에게 점점 무심해져 가는 주희의 마음을 표현한 매개체가 아닐까 싶다. 언니가 해준 밥만 먹어왔다면 아마 굶고 기다렸겠지..사람은 굶으면 몇배는 더 포악해지는 법.(그나마 양념이나 프라이드 치킨이 아닌 것을 감사해야 할 형편)


아무튼 정주리, 이 자본주의가 낳은 방탕아는 이 장면에 뒤이어 천인공노할 짓을 저지르게 된다.


베란다를 타고 넘어온 승식에게 뜯지도 않은 치킨을 던져버린 것!!
'크악!! 바비큐치킨이 얼만지 알아!? 나도 어쩌다 큰맘먹고 사는 것을!! 저년은 반드시 취사시설 안되는 예고 기숙사로 가서 시켜먹는 음식의 압박을 한 석달 경험해 봐야한다!!' 라고 생각한 건 나뿐?
주리를 살인자, 승식을-쪽팔리게도-치킨에 맞아죽은 놈으로 만들 뻔한 이 사태는 또다시 언니에 의해 수습된다..
(걱정마 주리, 스토커나 빈집털이범으로 밀어붙여버리면 끝난다! 근데 너희집 몇층이지?)


바비큐치킨? 그야 뭐 승식이처럼 구조받지는 못하고 저 아래로 사라졌겠지..
...ㅠㅠ
치킨보다 승식이의 목숨을 먼저 챙긴 걸로 봐서 주희는 아직 진정한 아줌마가 되지는 못한 듯.




p.s

(세현이 원래 들어있던 대학 동아리 'Dog foot'의 공연 중 관객 시퀀스)

(...덜덜덜)
실제 두 사람이 어떤 관계인지 알고 하는 짓인가...!!! OTL
이 공연 당시만 해도 선배인 만수가 후배인 세현을 일방적으로 까는 관계였지만-이후 주희가 두 사람의 싸움에 불을 붙이고, 세현을 필두로 만수 싫어하는 애들이 다 나와버린다. 게다가 나중에 랩퍼까지 끌어감. 이로서 만수는 그야말로 새되는 사태가.
앙심을 품은 이녀석이 어떤 짓을 저지르는지는 스포일러가 되니 밀어두고..


아무튼 저 급조 현수막이란...
당시 어시 시즈님의 개인적인 바램..?
아니면 냉정하게 봐서 밴드 중 가장 주목받기 쉬운 위치인 보컬과 1기타의 커플링인가?
아무튼 핌프락 동아리 시절에도 저런 팬픽 마니아를 끌고 다닐 정도로 인기가 있긴 했나보군..(아무래도 비주얼?)


하지만 한 가지 장담하는 바라면 susie the cat 멤버들이 좀 더 자세히 소개된 후반부에 이런 공연장면이 나왔다면..그 현수막 내용은 틀림없이 저렇지 않았을 거란 얘기. 아마 재인 수에 민석 공...? Susie the cat에 인재(..)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고 있느냐 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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