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기록』/『外』

바퀴벌레의 껍질

yarim。 2004. 6. 24. 21:11

난 원래 욕먹더라도 솔직해야 한다는 주의였는데 요새 와서는 생각이 약간 바뀌었어.
암만 그래도 정도는 있어야겠다는 것.. 물론 예전에도 이런 생각을 했지만, 지금은 그 '정도'를 좀 더 잘 체감한 것 같아. 말 생각없이 막 하는 사람..그건 솔직한게 아니라 그냥 바보더라구.

'내 성격이 원래 이래, 이해해'라고 하지만 말버릇이라는 건.. 원래 본인이 항상 의식하고 조심하려고 하면 수그러들기 마련이거든. 말조심을 '못'하는 게 아니라 '안'하는 쪽에 가까운 사람도 꽤 있더라구. 하다못해 최후의 카드인 '입다물라!'도 있잖아(난 잘 쓰지).

하지만 아직도 솔직한게 좋다고 생각해. 특히 사람을 처음 사귀어가는 단계에서의 말은.. 상대가 원하는 것만을 보여주며 방문판매하는 듯한 '접대식 말투'가 정말 질려. 실망하더라도, 괴로워하더라도 진짜 나로 다가가고 받아주길 바랄 거야.

어쩌면 내가 온라인에서 말이 많아지는 건, 그만큼 현실에서는 마음속 말을 잘 안 꺼내놔서인지도 모르겠어. '내 동생은 게임만드는거 좋아해요.'라든가 '나도 거기 가본적 있어요.'같은 말 말고..진짜 마음속의 말 말이지.

집에 가선 '이런 저런 일이 있어서..짜증났어요..이런 사람이 있는데...요즘에 이런 일이 생겨서...어쩌구'하는 얘길 전혀 안하니까.. 점점 막냉이를 닮아가나? -_-; 자기 얘기나 일 얘길 집에서도 거의 안 하는 건 우리 가족 모두의 전력인 듯해.

그런데 요즘엔 온라인에서도 거의 하려던 말을 안하고 가급적 입닫자는 주의로 가고 있으니... 뭐, 난 좀 과묵해지는 게 지금보다 나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