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에 좋다길래 우유식초를 먹어 봤는데..
우웩,좀 과장하자면 개도 못 먹을 맛이다 =ㅠ=
원래 혀가 둔감한 편이라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는데,
더더욱 혀가 둔감해지는 악순환을 반복해 오다 보니 이런 맛에는 영 상극이다.
뭐...그래도 아주 못 먹을 맛은 아니고..앞으로도 먹어 볼까나.
(어이 왜 윗문장을 배신하는데?)
다행히 우유를 먹고 설사한다거나 체하는 일은 없는 건강체질인고로..
(어린시절,우유 없어서 못 먹었다. 부모님 돈 내서 학교에서 주는 우유
안 먹고 썩히는 것들이 얼마나 얄밉던지 ㅠㅁㅠ)



사실 난 잔병치레를 그다지 하지 않는 건강체질이다.
병원 한 번 갈 때마다 난리를 치게 되니까 문제지..-_-;;
(병원에는 문병을 가거나 수발을 들기 위해 '걸어'가거나 아파서 '실려'가거나 둘 중 하나였다)
건강체질인 것도 있지만..난 몸에 무리가 될 일은 잘 하지 않는다.
안 좋은 생각은 오래 하지 않으려 하는 편이고..



난 독하지 못한 편이다.
무언가를 해내기 위해 독하게 나 자신을 던지지 못하는 면은
꼭 고쳐야 할 단점이기도 하다.
동물점에서 정말 맞다고 생각한 부분이기도 한데-
난 있으면 좋고 없어도 괜찮다,라고 하는 면이 있어서 승부욕이나 성취욕도 별로 없는 편이다.
하지만 또다른 자아는 늘 완벽하기를 요구하고, 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에
그 이상에 맞지 않는 다른 한쪽을 용납하지 않는다.
사실 나는 일을 위해 잠을 설친다거나 밤을 새우는 등의 일은 가급적이면 하지 않으려 한다.
시험공부를 하느라 밤을 새는 일은 절대 금물이었다.



시험기간에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마음을 흩뜨릴 일을 피하고 잠을 충분히 자고 맛난 것을 많이 먹는 등
몸과 마음을 호강시키는 일이었다.
아침은 반드시 챙겨먹었고,암기를 다 못 하는 한이 있어도 잠은 푹 잤다.
몸과 마음이 편해야 시험도 잘 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시험치는 아해들이여, 내 경험에 의하면 시험 전날 밤을 새거나 당일 아침을 굶는 건
공부한 걸 말짱 도루묵으로 만드는 자살행위다!)
속독과 단시간 암기에 강하고 공부가 잘 안 되어 고생해 본 일이 없는
타고난 천성이 이런 패턴을 만든 것 같다.
공부는 아침 시험 전 쉬는시간에 해도 충분했다.
벼락치기? 어떤 의미에서는 맞고 어떤 의미에서는 아니다.
정말 벼락치기란 건 그야말로 전혀 준비되지 않은 일에 임기응변하는 도박이다.
가끔 그렇게 도박을 걸어보면 재미있지만
잘 치고 싶은 마음이 강한 시험에는 결단코 그러지 않았다.
잠을 못 자서,신경을 너무 많이 써서,너무 긴장해서 시험을 못 쳤다고
스스로에게 변명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무리해 놓고서 '이만하면 되지 않았을까' '이만큼 무리하다니 난 참 기특해'라고
스스로를 어설프게 기만하게 될까봐였다.



그래서 엔간하면 힘든 상황에 놓이지 않으려 한다.
안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 주변 여건 탓을 하게 될 건덕지를 주지 않으려는 생각에서다.
특별히 가고 싶은 대학이 없었는데도 작년에 친 수능이 너무나 안타까웠던 건
몸 상태도, 정신 상태도 계획해온 바와 달리 최악이었기 때문이었다.
1~2년만에 한 번 올 최악의 컨디션이었고,
타의에 의한 것이었다는 사실이 몹시 짜증스러웠었다.
헤헤헤..그래도 잘 해야지.하고 웃으며 시험장으로 들어갔는데,
어찌나 아픈지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겠고,
기분까지 끝장나게 엉망이어서 왜 자꾸 눈물이 어리던지..
주변 탓을 하고 싶지 않은데 너무 힘들었었다.
힘들다고 징징거리고 싶지 않다.
비극의 주인공으로 자신을 포장해서 자신의 안일함에서 발을 빼고 싶지 않다.



난 늘 내 이상을 남에게 강요해서 상대를 답답하게 만든 적이 많았다.
어제 감기 걸려서 못 해왔다고? 그럼 어제 아래께 미리 했었으면 되잖아.
컴퓨터가 고장났어? 그럼 겜방에 가지. 돈이 없었다고? 친구 컴에 빌붙어서 하지.
잘 잊어버려서 자신없다고? 그럼 팔에 문신으로 새기고 다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렇다.
남에게 관대하고 나 자신에게 엄격해야 하는데 난 늘 그 반대였다.



그래서인지 난 늘 투덜거리고 변명이 많은 사람에게 호감을 갖지 못한다.
[나 지금 짜증났소]라고 광고하고 다니는 유형-
애꿎은 남에게 화풀이를 있는 대로 하고 다니는 유형은 최악이다.
자기 기분을 남에게까지 강요하는 이런 사람, 누가 좋아할까?
월경전증후군으로 인한 짜증이라도-같은 여자지만-어떤 영역에 있어선 봐주고 싶지 않다.
생리 때 얼마나 정신이 불안해지고 짜증이 나며,
그것을 스스로 제어하기가 얼마나 힘든지-어느 정도는 공감하지만 말이다..
평생 일정기간 동안 평상심을 유지할 수 없다는 핸디캡을 인정해 버리면
여자에게 이성적인 판단이 필요한 일은 맡겨질 수 없었을 것이다.
안타깝지만 남녀 입장으로 양분해 봤을 때
-어느 정도는 남자가 이해해 줘야겠지만-
여자 자신이 해결해야 할 영역인 거다.
여자가 육체적 영역에서 남자에게 뒤질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난 원고를 할 때도 밤샘을 가급적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밀린 나머지 밤을 새며 빡빡하게 쫓겨야 할 필요가 없게 미리미리 해 두면 되는 거라고..
(그래서 아마 난 과로사할 일은 없을 것 같다..)
뭐,이렇게 주구장창 말해도 대개는 쫓긴다(피시식).



하지만 원고를 할 때나 무엇에 집중할 때, 절대 도중에 그만두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잠자려고 누워도 맘이 편치 않고,
끝장을 보고 나야 잠이 솔솔 쏟아진다.(홈페이지 리녈할 때 대개 이렇다)
그럴 땐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있다가 밤을 새버리는데,
그렇게 깨진 생활리듬을 다시 돌려놓기란 상당히 힘들다.
(아,잠자는 시간을 앞당기는 좋은 방법 한 가지 알고 있다.아버지 차를 타고 드라이브하는 것!)



지금도 밤낮이 바뀐 생활패턴을 돌려놓기 위해
잠을 참고 견디는 중인데,정말이지 너무 졸립다...=ㅁ=
이럴때 시끄러운 음악을 듣는 건 역효과고, 클래지콰이와 에이펙스 트윈이 최고 -_-)b
하지만 지금 들으려는 건 자우림의 [나비]다..



난 잘해낼 거야..언젠가는 원하는 것들 얻게 되고
내가 바라는 그런 삶 살 수 있을 거라고..그런 자격이 있다고.. 그렇게 믿어야지.
믿지 않으면 얻지 못한다.

AND

바나나 피쉬..요시다 아키미의 걸작이다.만화사 불멸의 캐릭터 "애쉬 링크스"만으로도 끊임없이 인구에 회자되는 만화니..만화 좀 안다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그 작품!
우리 나라에선 해적판으로 나오다 말고 나오다 말고 하는 상황이 지속되어 수많은 국내팬들의 애간장을 태웠다는데...나는 운좋게도 한국어판으로 나오자마자 전부 살 수 있었다.



소녀만화에서는 보기 드문 건액션 장르인데,정말정말정말 재미있다 ;ㅂ;b 솔직히 별로 기대를 안하고 보기 시작했는데,계속 다음권,다음권,다음권을 찾으며 그야말로 쉴새없이 읽어내려갔다.참으로 박진감 있고 탄탄한 스토리다.유일하게 맘에 안 드는 건 결말! 으흐흑 ;ㅍ; 왜 둘이서 행복하게 해주지 않는거야~



참,이 만화에서 에이지와 애쉬의 관계를 보면서 난 비로소 BL이라는 장르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도 나에게 기념비적인 작품....+ㅁ+;; 이 만화는 야오이가 아니고,둘은 연인이라기보다 영혼으로 이어진 친구 사이 같은 것이다.(본인들 말로는 그렇다)하지만 이 작가가 야오이나 그 비슷한 걸 그려낸다면 정말 끝내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일러스트집에서는 팬서비스인지 야릇한 분위기를 풍기는 컷들이 꽤 있다.그리고 차기작 [야차]에선 상당히 직접적으로 표현하더군...




에이지는 전형적인 수 타입이다.(눈 크고,잘 울고,어리버리하고,약하고,화낼 땐 무섭고,머리 검고..)애쉬는 그야말로 완벽한 캐릭터다.미남에,운동신경 좋고,머리 좋고,그 모든 걸 타고났다는 점에서 신이 내린 마왕이라 할 만하다..-_-;; 다만 어릴 적 트라우마 때문에 여자들과 얽히는 일은 별로 없는데 이것이 오히려 그쪽(?) 분위기를 부채질했는지도 +ㅁ+;;(바나나 피쉬에는 비중 있는 여성캐릭터가 없다)모 잡지에서 '메트로섹슈얼'에 대한 기사를 읽고 '이거 딱 애쉬 얘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이 만화에서 14살 꼬마로 나오던 차이니즈 보스 신 스우린이 [야차]에서는 30대 아저씨가 되어서 다시 등장한다.흐흑 ;ㅂ; (이베의 조카인 아키라와 결혼했댄다)세월의 무상함이여~바나나 피쉬의 배경이 80년대고 야차의 배경이 2000년대니 신이라 해서 나이를 안 먹을 수 있겠냐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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