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의 기운이 하루종일 나를 감싸고 있었다. 크고 작은 투쟁이 주변에서 뽁,뽁 터져서 난 그걸 하루종일 피해다녀야 했어. 나 자신만큼은 적어도, 투쟁의 당사자가 되지 않는다..그게 오늘의 당면과제였고 집 문에 열쇠를 꽂으면서 난 한숨을 쉬었지. 휴, 벗어났다.
말 한 마디 하는 것도 웃는 것도 농담을 던지는 것도 마치 기름으로 된 바다 위에서 불을 피우는 것처럼 너무도 아슬아슬해서 지금 당장-나의 정신적 피로는 극에 달해있어. 인간관계란 원래 누구에게나 다 어려운 걸까 아니면 나는 특히 더 어리석은 걸까.



갑자기 읽고 싶어진 소설을 읽는데, 의외로 너무 흡인력이 강해서-정신없이 읽어치우는 데 시간을 소비했지만, 잠깐 눈을 떼어보니 시간은 아직 밤 12시 반일 뿐이야. 그래, 아직도 투쟁은 사라지지 않았구나...하지만 여긴 집이야. 이제 안전하겠지..





운명적인 강한 느낌.
좌절, 열등감, 두근거림
어서 끝을 보고 싶은 조바심, 따라가지 않는 손...
몇시간이나 이런 것들에 시달리다 진이 빠지고 지쳤다.
오늘 카페인을 너무 섭취한 걸까..





입밖으로 내면 꼬인다.
이건 내 인생의 불문율이야. 그래서 정말 성사되길 바라는 일은, 망가지지 않았으면 하는 일은...끝날 때까지 그 누구에게도 말해선 안 돼.
지금 나를 굉장히 초조하고 쫓기게 만드는 문제들이 두 가지가 있어. 둘 다 잘 해결되길 바라기 때문에 끝날 때까지는 절대 입밖으로 내지 않을 거야-




p.s


오늘 아침.
투쟁의 기운이 결국 일을 하나 쳐놨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역시 응축되면, 폭발하는 것이 순리인가.
맞은편 동 할머니의 자살 소식에 마음이 우울하고..
어떤 것이 살 만큼 사신 분이 애매한 층수에서 뛰어내리도록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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